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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와 교육기부

 

 

스마트건·스마트키 개발한 십대…우리나라엔 왜 없을까

따라잡기 힘든 기술 발전…교육기부가 빈틈 메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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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2016 국제 샌프란시스코 스마트건(Smart Gun) 심포지움’. 여기에 론 콘웨이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는 IT 기업들에 투자하는 엔젤 투자자로, 구글과 페이스북, 에어비앤비 등의 사업 초기에 이들의 잠재력을 알아보고 투자를 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행사에 참석한 콘웨이는 사람들에게 자신이 새로운 투자처를 찾았다고 말했습니다. 콘웨이 옆에는 19살의 앳된 소년이 서 있습니다. 콘웨이는 이 소년을 ‘총기 분야의 마크 저커버그’라고 소개했습니다. 마크 저커버그가 19살 때 학교 기숙사에서 개설한 사이트가 지금의 페이스북입니다.

 

소년의 이름은 카이 클뢰퍼. 콘웨이가 클뢰퍼를 추켜세운 이유는 클뢰퍼가 아이폰처럼 ‘잠금해제’를 해야 사용할 수 있는 총을 개발했기 때문입니다. 클뢰퍼는 이미 4년 전부터 손잡이에 지문인식 기능이 내장된 총을 개발해왔고 이를 위해 ‘바이오파이어’라는 스타트업 회사도 세웠습니다. 클뢰퍼의 스마트건이 일반화되면 불의의 총기 사고가 발생하는 비율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사람들은 기대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사례를 볼까요. 역시 지난 2월입니다. 서울 시민청에서 ‘제6회 국제 청소년 창업대회’가 열렸습니다. 우승팀은 영국의 ‘소버 드라이브’ 팀으로, 운전자가 술을 마셨을 땐 자동차에 시동이 걸리지 않게 하는 자동차 열쇠를 만들었습니다. 음주운전 사고를 줄이기 위한 것이죠. 음주 측정 장치가 내장된 이 자동차 열쇠는 운전자가 숨을 불어넣으면 운전이 가능한 상태인지 판단하고 만일 음주 상태라면 시동이 걸리지 않게 합니다. 이 팀의 멤버인 샘 로버트와 캘럼 콜스는 둘 다 18살 학생입니다.

 

해외 뉴스를 보면 이처럼 어린 학생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로 세상에 크고 작은 변화를 가져오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됩니다. 특히 ICT(정보통신기술) 분야에서 젊은 친구들이 두각을 나타내는 사례가 많습니다. 이는 최근 기술 발전의 양상이 예전과는 많이 다르다는 점과 무관하지 않아 보입니다. 발전 속도는 가속도가 붙어 전문가들조차 따라잡기 힘들 정도로 빠릅니다.

 

예를 들어, 지난 2014년 9월 미국의 설문조사 기관 액퀴티 그룹이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 2000명 중 87%가 ‘사물인터넷’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나 현재 업계는 사물인터넷이 내년부터 소비자 시장에 급격히 도입되기 시작하고 2020년에는 사물인터넷 기기의 수가 19억 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합니다. 학교에서 배운 적도 없고 들어본 적도 없는 기술이 일상 속으로 파고드는 데 불과 몇 년이면 충분하다는 얘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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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학교에서 책으로 가르친 내용은 이제는 너무 낡은 것이 되어 버렸기 때문에 최신 기술을 끊임없이 공부해야 하기는 어린 학생들이나 나이가 많은 어른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오히려 태어나면서부터 스마트폰을 손에 쥐었던 세대가 기성세대보다 신기술에 대한 이해가 빠를 지도 모릅니다. 여기에 인터넷 창만 열면 넘쳐나는 정보에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죠. ‘아두이노’ 같은 오픈소스를 이용해 초등학생도 드론(무인기)을 직접 만들 수 있는 세상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는 왜 스마트건을 개발한 클뢰퍼나 스마트키를 만든 소버 드라이브 같은 친구들이 잘 보이지 않을까요. 이런 이야기들은 외국에서만 벌어지는 놀라운 일이어야 할까요?

 

약 7년 전 고교생 신분으로 스마트폰용 ‘서울버스’ 앱을 개발해 사람들을 놀라게 했던 유주완씨. 당시 한 매체와 했던 인터뷰를 살펴보면 그는 학교 수업 후 야간자율학습까지 마치고 집에 돌아온 후부터 밤을 새워가며 컴퓨터 공부를 따로 했다고 합니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독학한 거죠. 컴퓨터를 너무 좋아하다보니 부모님께서 제재를 한 적도 있다고 합니다. 아마 밤늦게까지 컴퓨터를 가지고 씨름하는 학생을 본다면 대부분의 교사나 학부모들은 비슷한 반응을 보일 겁니다.

 

하지만 이런 생각도 듭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를 마음껏 파고들 수 있도록 권장하는 사회 환경이라면, 그 분야에 대해 더 잘 알 수 있도록 돕는 학교 안팎의 지원이 충분하다면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클뢰퍼, 소버드라이브, 유주완이 나타나지 않았을까 하는. 특히 변화 속도가 빠른 ICT 분야의 경우 공교육이 채우지 못하는 부분에 대한 사회적 지원이 꼭 필요해 보입니다. 우리나라의 미래가 달라질 수도 있다는 절박함을 가지고 기업과 관련 기관, 전문가들이 인재 양성을 위해 나서야 하지 않을까요. 교육기부가 빛을 발할 수 있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스마트폰 앱 개발자인 12살 토마스 수아레즈가 TED 강연에서 한 말이 실마리가 될 것 같습니다. “저는 가족, 친구, 선생님, 심지어 앱스토어 분들로 부터 관심과 격려를 받았습니다. 그것이 저에게는 큰 도움이었습니다. 학교에서는 앱 클럽을 만들었고, 선생님들께서는 많은 후원을 해주셨습니다. 우리 학교 학생은 누구나 가입해서 앱 디자인을 배울 수 있습니다. 이렇게 다른 사람들과 제 경험을 나눌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중략) 앞으로 저는 더 많은 앱과 게임을 만들고 싶습니다. 앱을 만들기 위해 다른 제3의 회사와 함께 일하고 싶고, 안드로이드 개발에도 참여하고 싶으며, 앱 클럽을 계속 하고 싶고, 학생들과 지식을 함께 나눌 다른 방법도 찾아보고 싶습니다.”

 

(참고: 월스트리트저널, 중앙일보, TED, KT경제경영연구소 저 『2016 한국을 바꾸는 10가지 ICT 트렌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