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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와 교육기부

 

 

미국의 자랑 TFA, 인기 ‘시들’?

25년 역사 ‘티치포아메리카’에서 배우는 교육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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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치포아메리카(Teach For America, 이하 TFA)’라고 들어보셨나요. 미국의 대학 졸업생들이 교원 자격증 소지 여부와 상관없이 5주간의 트레이닝을 거친 후 교육 소외 지역의 학교에 배치돼 2년 동안 학생들을 가르치는 프로그램입니다. 미국 프린스턴대학교 졸업생 웬디 콥이 자신의 졸업 논문에서 밝힌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1990년 설립한 비영리단체죠. 설립 첫 해, TFA는 약 4000명의 지원자 가운데 선발된 500명의 교사를 빈민 지역을 중심으로 파견했고 이는 미국 사회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교육 불평등 해소’의 가능성을 봤기 때문입니다.

 

모두가 꺼려하는 소위 ‘문제 학교’, ‘가난한 학교’들에 자원해서 교사로 가겠다는 유능한 대학 졸업생들을 위해 기업들은 기꺼이 자금을 지원했고, TFA의 교사가 되겠다는 대학 졸업생들의 지원은 급격히 증가했습니다. TFA 지원자 수는 설립 이후 20년 이상 증가세를 이어갔고, 지난 2013년 5만7000명으로 정점에 달했습니다. 이들 가운데 5800명이 TFA 교사로 선발됐습니다. TFA 교사로 선발되기가 하버드대 들어가기보다 어렵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습니다. TFA는 미국 대학 졸업생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진로 중 하나가 됐습니다. 미국 내 유수 대기업들은 직원 채용 시 TFA 출신을 우대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미국 교육개혁의 기수로 평가받아 온 TFA에 대해 최근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2014년 지원자 수가 감소세로 돌아서더니 올해까지 3년 연속 참가 수요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TFA에 대한 지원자 수는 지난 2013년의 5만7000명에서 2014년에는 12% 감소한 5만 명, 지난해에는 또 다시 12% 줄어든 4만4000명을 기록했습니다. 올해는 3만7000명으로 3년 동안 35% 감소한 수치를 나타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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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A 내부에서도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습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TFA의 최고경영자인 엘리사 빌라누에바 비어드는 후원자들에게 보내는 온라인 편지에서 이 같은 현실을 밝히고, “냉철하게 판단하건대, 지금과 같은 상황은 설립 이래 20년이 넘는 시간 중 우리가 맞닥뜨린 가장 어려운 선발 여건”이라며 “최고의, 그리고 다양한 리더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우리의 노력을 재검토하고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빌라누에바 비어드는 TFA의 인기가 시들해진 배경의 하나로 경기 개선을 꼽았습니다. 미국 경제가 호전되면서 대학 졸업생들에게 취업 선택지가 넓어졌다는 얘깁니다. 또, 교육에 대한 공공의 논의 자체가 양극화되고 독성(toxic)을 가지게 되면서 재능 있는 졸업생들이 교육 분야로 진출하기를 꺼리게 만든다는 분석도 내놨습니다. TFA라는 조직 자체에 대한 비판이 있다는 점도 인정했습니다. 일각에서는 경험이 부족한 TFA 교사들이 여건이 어려운 학교에서 2년이라는 한정된 기간 동안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이 있습니다. 문제점이 많은 학교일수록 숙련된 교육자의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섭니다.

 

뉴욕타임스(NYT)는 교육 분야에 대한 전반적인 관심 자체가 줄어들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NYT는 미국 연방정부의 통계를 인용해 지난 2010년부터 2013년 사이 교사 연수 프로그램에 등록한 학생의 수는 12.5% 감소했다고 전했습니다. 또 TFA로 인해 시험 및 규격화(testing and standards), 학생의 시험 성적과 연계된 교사 평가, 교사 지위 약화 등이 초래됐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TFA는 한국에서도 교육기부의 롤모델로 많이 거론된 단체입니다. 물론, 미국은 교육기부의 방식이나 사회적 환경, 교육 시스템 등이 우리나라와 다르기 때문에 단순 비교는 어려울 겁니다. 하지만 우리보다 앞서 교육기부를 발전시키고 오랜 기간 이어왔다는 점에서 벤치마킹하거나 또는 반면교사로 삼을 수 있지 않을까요. 이들이 겪는 문제들은 미래의 우리나라 교육기부가 겪게 될 일인지도 모릅니다.

 

TFA는 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갈까요. 우선, TFA는 지원자 수가 줄었다고 해서 교사 선발 기준을 낮추지는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학교에 파견하는 교사의 수에 따라 수수료를 받는 수익 구조 상 예산은 줄어들 수밖에 없어 이에 맞게 조직 규모를 축소하기로 했습니다. 대신 예비 교사들을 더 적극적으로 유인하기 위해 대학 졸업생뿐 아니라 낮은 학년을 대상으로도 지원을 받기로 했습니다. 또 학생들이 교사로서의 삶을 더 가까이서 볼 수 있도록 활동 중인 TFA 교사의 수업을 참관하는 기회를 주는 등 교사 선발 과정에 변화를 주고 있습니다.

 

빌라누에바 비어드는 한 인터뷰에서 TFA가 경고 신호를 놓쳤다고 털어놨습니다. 교육 현장에서 활동 중인 TFA 교사 회원들의 만족도가 예전보다 감소했다는 신호 말이죠. 그는 TFA의 대응이 너무 느렸다고 인정했습니다. TFA는 이번 일을 내적 쇄신의 계기로 삼고 현재 활동하는 교사 회원들이 행복해할 수 있도록, 그들에게 필요한 도움이 적절히 지원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