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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가 있으면 어때...KBS '이석현 앵커'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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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병변으로 태어날 때부터 다리와 오른손이 불편했다. 보통의 아기들은 태어나서 며칠 후 병원을 벗어나지만 그는 그러질 못했다. 유년시절의 많은 시간을 병원과 휠체어에서 보냈다. 커가면서 남들과 좀 다르다는 점을 인식했지만 불편할 수는 있어도 포기할 수는 없었다. 고등학교 때까지 부모님의 지극한 정성과 보살핌으로 서울대학교에 합격했다. 대학 합격의 꿈을 이룬 뒤에는 '어려운 말을 쉽게 풀어 얘기하는 것'에 흥미를 느껴 법조인을 꿈꿨다. 하지만 로스쿨 진학에 실패했다. 전화위복이라고 했던가. 어려운 말을 쉽게 풀어 얘기하는 또다른 직업인 앵커에 덜컥 합격했다. KBS 장애인 앵커 4기에 합격한 이석현 씨를 '어린이청소년 교육기부 기자단'이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KBS 별관에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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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가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어릴 때부터 어려운 말을 쉽게 풀이해 설명하는 것에 자신이 있었어요.  저는 '말의 힘'을 믿어요. 선배 장애인 앵커분을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앵커라는 직업에 매력을 느끼게 됐고, 지금 이 자리에 있게 됐네요.  

-출퇴근은 어떻게 하시나요?

▶전동휠체어가 있어서 크게 어렵진 않아요. 지하철에 엘리베이터 시설도 잘 돼 있는 편이에요. 지하철이 어려울 때는 장애인 콜택시도 이용합니다. 하지만 콜택시가 많이 없어서 이용에 불편이 있어요. 정부에서 지원을 해줘서 택시비는 무척 싸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해야 할 경우도 많아요. 계단을 마주치면 포기할 수밖에 없죠. 전동휠체어가 워낙 무거워서 어른 6명이 들어도 옮기기가 어렵거든요. 그럴 때는 빨리 포기하는 게 수죠.

 

-현재 대학교 4학년에 재학중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 공부와 직장생활 두 가지를 병행할 수 있는 비결이 무엇인가요?

▶대학에는 휴학이라는 좋은 제도가 있어요.(웃음) 처음에는 휴학을 하고 앵커 일에 신경을 더 썼습니다. 그 뒤 차츰 자리가 잡힌 뒤에는 아침에 뉴스 녹화를 하고, 오후에는 학교에서 공부를 하는 일상에 적응하게 되었습니다. 

 

-앵커 생활을 하면서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인가요?

목 관리입니다. 조금이라도 목 상태가 좋지 않으면 시청자 분들이 눈치챌 수 있기 때문에 항상 목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 긴장을 하면 목 상태가 금방 안 좋아지기 때문에 늘 주의합니다. 아침, 저녁 꼭 큰 소리로 발음 연습을 하면서 목의 상태를 점검하죠.

 

-공부에서나 생활에서나 가장 힘이 되어 준 분은 누구인가요?

부모님이십니다. 제가 지금은 전동 휠체어를 타고 출퇴근을 할 수 있지만, 예전에는 수동 휠체어여서 부모님께서 손수 항상 휠체어를 밀어 주셔야 했어요. 부모님의 헌신이 없었다면 이 자리에 있을 수 없었을 거예요.

 

-다른 장애인 분들을 위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사실 아직 우리 사회에 장애인들을 위한 기회가 많지는 않습니다. 저보다 훨씬 더 노력하시는 분들도 많지만 기회가 적어 많은 분들이 한계에 부딪히지요. 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시련이 있음에도 언젠가는 기회가 올 것이라는 희망을 잃지 않기를 바라요. 어려운 시기가 길더라도 지금처럼 조금만 더 노력하고 이겨낸다면, 좌절하지 않는다면 분명 기회가 올 것이라 믿습니다. 사회에서도 장애인들에게 더 많은 일자리 기회를 줬으면 좋겠어요.

​-앞으로 꿈은 무엇인가요.

▶대학의 꿈, 직장의 꿈은 이뤘고…. 복지 전문 지식을 갖고 싶어요. 장애인으로서 가질 수밖에 없는 어려움, 느낄 수밖에 없는 편견들에 대해 잘 설명할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그러려면 공부를 더 해야 할 것 같아요. 사실 전동휠체어를 타고 지하철을 타거나 하면 따가운 시선이 느껴져요. 똑같은 사람으로 바라보지 않고, 사람이 아닌 존재로 바라보는 느낌…. 그럴 때마다 저를 포함한 많은 장애인 분들이 외로움을 느낄 수밖에 없는데, 그런 편견이나 시선에서 자유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작은 힘이나마 보태고 싶어요.


(어린이청소년 교육기부 기자단 구서영, 김태름, 김현성, 유현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