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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은 나눔과 상생의 중요한 거점입니다”

[인터뷰] 도로교통공단 도봉면허시험장 전주현 장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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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시작 무렵, ‘유명한 사람이 아닌데라며 무척 쑥스러워 했다. 하지만 인터뷰를 마칠 무렵엔 유명인 못지않게 자신의 생각을 또박또박 힘주어 말하고 있었다. 유홍준 교수가 얘기한 인생도처유상수(人生到處有上手)’, 세상엔 숨은 고수가 많다는 말을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도로교통공단 도봉운전면허시험장의 전주현 시험장장(이하 장장)은 경찰대학교 1기 졸업생이었다. 그렇다면 요즘 인기 있는 영화 청년경찰의 주인공들과 비슷한 삶을? 경찰대학교 동기생들의 좌충우돌 수사해결 스토리인 이 영화의 주인공들과 언뜻 매치는 잘 되지 않았지만 ‘1라는 단어가 주는 묘한 자극은 인터뷰이가 놓칠 수 없는 부분이었다.

 

특별히 관심이 있거나 목표를 정하고 들어간 건 아니었어요. 전두환 대통령 시절이었는데 아버지와 형이 앞으로 괜찮을 거라며 추천을 해서 별 생각 없이 들어갔어요. 제가 보기에 저는 컴퓨터나 기계 쪽, 그러니까 공과대학이 더 적성에 맞았던 것 같아요. 그런데 뭐 어쩌겠어요. 그 때는 적성에 따라 자신의 미래를 정하던 시절이 아니었으니까요.”

 

그러면 현재의 청소년들이 진로를 어떻게 결정하면 좋을지 물어봤다.

 

무조건 자기가 좋아하는 걸 해야죠. 다 필요 없고 그게 제일 중요한 겁니다. 자기가 뭘 좋아하는지 잘 모르면 어떻게 하냐고요? , 글쎄 제 아이도 그랬어요. 중학생 때 같이 여행을 갔는데 보니까 하고 싶은 것도 없고, 그냥 아무 생각이 없는 상태였어요. 오죽했으면 그 때 제가 화를 내고 싸웠던 걸로 기억합니다. 지금은 대학 들어가서 군대에 가 있는데, 진로 결정이 쉬운 문제는 아니죠. 하지만 학창 시절에 자기가 좋아하는 걸 찾으려는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고 봐요.”

 

그러면서 그는 요즘 교육 현실이 참 안타깝다고 했다. 자신만 해도 학창시절 다양한 책을 많이 읽었는데, 요즘 학생들은 학원 다니기 바빠서 책은커녕 책상에 앉아 문제집만 죽어라 풀고 있으니 어떻게 진로를 잘 결정할 수 있겠느냐는 한탄이었다.

 

제가 대구에서 경찰관으로 근무할 때니까 2001년쯤이었어요. 학교에서 일일교사를 해 달라고 요청이 왔는데, 그 때 엄마들 치맛바람이 아니라 아빠들 바짓바람이 학교에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공부에만 매몰될 게 아니라 부모님들이 가진 직업들을 자녀들이 간접적으로라도 경험해 보면 진로교육에 큰 힘이 될 겁니다. 외국에는 그런 프로그램들이 많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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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장장은 미국에서 만난 한 대학생 이야기를 들려줬다. 한국 학생들은 초등학생도 풀 수 있는 아주 쉬운 문제를 풀지 못하더란다. 그런데 문제를 푸는 방식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왜 그렇게 풀어야 하는지스스로 이해가 되고 납득이 될 때까지 끊임없이 묻고, 또 묻더라는 것. 아무리 거지(?)’ 같은 질문이라도 경청하고, 생각하고, 신중하게 답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교육의 중요함과 힘을 깨달았다고 한다.

 

제가 부임하기 전부터 도봉면허시험장에서는 교육기부 프로그램이 많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와서 보니 이현정 대리가 노력을 많이 했더라고요. 젊고 아이디어가 풍부하니 저처럼 나이 많은 사람들은 이런 친구들이 열심히 잘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밀어주는 역할로도 충분할 겁니다. 사실 공공기관들이 이런 노력을 많이 해야 하거든요. 지역사회를 위해서 어떤 일을 해야 하나 고민을 많이 해야 하는 거죠. 예를 들어 전국에 26개 시험장이 있는데 시험장 주변 아파트 주민들이 아파트값 안 오른다며 시험장 이전하라고 하면 난감하잖아요. 이런 이유에서라도 공공기관은 지역사회, 지역주민과 책임, 공존, 나눔, 상생의 방안을 끊임없이 고민해야 합니다.”

 

현재 도봉면허시험장에서는 다양한 교육기부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찾아가는 교통안전 교육은 도봉, 노원, 성북, 중랑, 강북, 송파 등 서울 동북부 지역 학교에서 요청이 오면 직접 찾아가서 교통안전 교육을 실시하는 프로그램이다. ‘자전거 면허 시험프로그램은 도봉면허시험장에서만 운영되는 체험형 교육기부 프로그램이다. 청소년들에게 익숙한 자전거가 때로는 큰 안전사고로 이어지는 만큼 소형면허시험장에서 S자코스, 직진코스, 횡단보도 등 다양한 도로상황을 직접 체험하면서 안전을 몸에 익힐 수 있도록 만들었다. 2~3시간 수업을 받고 나면 기념품 성격의 면허증도 발급해 준다. 학생들이 공공기관 직업체험을 할 수 있도록 일터도 개방했다. 다만, 실효성 있는 체험을 위해 1회 체험 인원은 5명으로 한정했다. 이 밖에도 도봉면허시험장은 독거노인, 탈북자, 장애인, 다문화가정 등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에 나서고 있다.

 

저는 도봉면허시험장이 시험장이 아니라 교육장이 됐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포스터를 많이 만들어서 붙일 예정입니다. 음주운전, 신호위반, 교차로 등 다양한 내용이 담겨 있는 포스터인데 면허증 갱신하러 오신 분들이 한 번씩이라도 보고, 느끼고, 익혀서 돌아가면 교육장 역할을 조금이라도 한 것으로 볼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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